명작은 때마다 의미가 다르게 다가오고, 살아가는 시기마다 찾아오는 책이 있지요.
제게 <어린 왕자>는 처음 만난 순간부터 평생 가장 사랑하는 책일 것만 같아요.
살아가며 맞이하는 시기마다, <어린 왕자> 속 장면들은 매번 새롭게 다가오곤 합니다.
이해되지 않던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이 문득 이해될 때가 있고,
같은 문장에서 또 다른 의미를 발견하기도 하지요.
10여 년 전, 좋아하고 존경하던 어른과 <어린 왕자> 속 좋아하는 장면과 대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어요.
그 어른은 “어느 날은 태양이 지는 걸 마흔네 번이나 본 적이 있어!”라는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어요.
“나는 해 지는 걸 보는 게 좋아. 함께 보러 가자.”
그런데 네 조그마한 별에서는 의자를 조금 옆으로 옮기기만 해도 가능하다. 어스름한 석양빛이 보고 싶어질 때마다 너는 그렇게 했겠지.
“어느 날은 태양이 지는 걸 마흔네 번이나 본 적이 있어!”
조금만 있다가 너는 이렇게 덧붙였다.
“있잖아. 사람은 너무 슬플 때 해지는 걸 보고 싶거든….”
“태양이 지는 걸 마흔네 번이나 본 날 그렇게 슬펐던 거야?”
어린 왕자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.